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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카드 석 달 연속 감소, 왜?

by 예쓰머니 2025. 6. 19.

2025년, 한국 기업들의 법인카드 사용이 3개월 연속 줄고 있다는 통계가 발표되며 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회복기 이후 다시 줄어드는 법인 지출은 단순한 소비 감소가 아닌, 기업들의 비용 전략 변화와 경기 전반의 냉각 신호로 해석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법인카드 사용이 왜 줄고 있는지, 그 배경과 산업별 영향, 그리고 향후 전망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법인카드 사용 감소, 숫자로 본 체감경기

2025년 상반기, 한국의 주요 카드사 자료에 따르면 기업 법인카드 사용액이 석 달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3월부터 5월까지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1.3% 하락했으며, 이는 코로나19 이후 최대 감소폭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일시적 위축이 아니라, 기업들의 지출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합니다. 그동안 회식, 출장, 마케팅, 접대 등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던 법인카드는 점점 필수지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법인카드 감소는 매출보다 먼저 나타나는 선행지표로, 기업들이 내수 회복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외식업, 항공·숙박업 등 법인 소비가 주된 수요처인 업종에는 직접적인 타격이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줄어든 법인 지출은 단순히 카드 사용이 줄었다는 수준을 넘어서, 경제 심리의 위축과 기업 내부 전략 변화를 반영하는 중요한 통계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왜 허리띠를 졸라매는가

법인카드 사용 감소의 근본적인 이유는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 전략입니다.

첫째,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금융비용이 증가했고, 이는 기업의 현금 유동성 부담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은 은행 대출금 상환 부담이 늘면서, 비핵심 지출을 강하게 통제하고 있습니다.

둘째, 고물가에 따른 비용 전반의 상승도 주요 요인입니다. 식대, 교통비, 출장비 등의 단가가 오르자, 기업들은 아예 활동 자체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당연했던 ‘회식’이나 ‘출장’이 이제는 불필요 지출로 여겨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셋째, 조직문화의 변화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Z세대 직원이 늘고 ‘회식 없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예전처럼 활발하게 사용되던 법인카드 사용 빈도가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팬데믹을 거치며 재택근무와 온라인 회의가 일반화되자, 오프라인 지출의 필요성이 줄어들었습니다.

결국,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지출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단계로 진입했으며, 이는 단기 트렌드가 아닌 구조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줄어든 법인 지출, 산업계 영향은?

법인카드 사용 감소는 다양한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먼저 외식업계는 타격이 큽니다. 평일 점심이나 저녁 시간의 단체 회식 수요가 줄어들면서, 주요 상권 매출이 감소했습니다. 프랜차이즈 본사들도 직장인 대상 마케팅 전략을 전면 수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출장 관련 산업 역시 침체를 겪고 있습니다. 항공사, 호텔, 렌터카 업체 등은 코로나 이후 회복세를 기대했지만, 기업들이 출장비용을 대폭 줄이면서 이용률이 정체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 한 항공사의 B2B 예약률은 2025년 1분기 대비 2분기에 14%나 감소했습니다.

마케팅 산업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업들이 예산을 줄이자 광고비·이벤트비도 함께 삭감되고, 대행업계는 새로운 수익 모델을 모색 중입니다. 이처럼 법인 지출 감소는 소비심리 위축을 넘어, 산업 전반의 구조에 영향을 주고 있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불황형 축소가 아닌 효율성 기반 재편이라고 분석하기도 합니다. 즉, 무조건 줄이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하고 생산적인 지출'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죠.

2025년 한국 기업들의 법인카드 사용 감소는 단순한 절약을 넘어, 경제 전반에 걸친 변화의 신호탄입니다. 고금리·고물가 시대에 맞춘 전략적 지출 재편은 앞으로 기업 경영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입니다. 소비자로서, 혹은 기업 운영자로서 우리는 이러한 흐름을 단순한 '축소'가 아닌 '전환'으로 인식하고, 새롭게 대응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